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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0-04-03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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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봉준호 영화감독과 지역 #.1

여호상 영주문화관광재단 이사

기사입력 2020-02-17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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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영화감독과 지역 .1

 

최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라는 한국영화가 세계인들의 영화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 4관왕이나 휩쓸고 단연 화제다. 설마 했던 일들이 기적처럼 일어나고 있다.

 

월드컵4강을 실시간 티비로 보며 스포츠에 흥분했던 시대가, 이제는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우리의 문화가 세계적인 도약으로 격상되는 듯 하여 흥분과 감격을 감출 길이 없다.

 

돌이켜보면 그의 작품은 첫 단편작인 지리멸렬과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로부터 비롯하였다고 볼 수 있다. 사회의 어두운 이면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들로 가득했다. 진지하지만 유쾌하고, 섬뜩하지만 설득력 있는 그만의 이야기는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그만큼 그는 꾸준히 자신만의 예술적인 길을 묵묵히 걸어왔고, 50대에 거장이 되어 정점에 이른다. 중국 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일본의 방사능문제까지 골머리가 아픈 아시아 정세에 그의 수상은 큰 위안이 되었다고도 본다.

 

아카데미상은 늘 백인들의 동네잔치라는 오명이 있어왔다. 보수적인 백인우월주의를 반영한 감독과 배우들의 자화자찬이라는 평이 있어왔는데, 이번에는 트럼프 정부에 경종을 울리듯 미국사회의 가치와 변화를 몸소 보여줬다고 생각된다. 시네마라는 공통의 언어를 통해 지구의 공존과 다양성의 가치를 실천했다고도 본다. 봉준호 감독의 수상소감은 타 문화에 대한 소통과 여유를 짐작하기에는 충분했다.

 

개인적인 것이 창의적인 것이다.

 

감독상이 호명되고 그의 수상 소감은 후보이자 영화 스승이었던 마틴 스콜세즈의 어록을 떠올리며 고백한다. 한국의 영화학도들에게는 마틴 스콜세즈 감독은 교과서나 다름없었기에, 봉 감독의 소감은 굉장히 사려 깊고 진정성이 넘쳤다. 그 덕에 아카데미 시상식은 훈훈한 세계적인 영화인들의 축제장으로 거듭났다. 개인적인 것이라 함은 새로운 것이라기보다는 좀 더 깊고 다양한 시선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문득 우리지역 영주를 포함한 대구경북을 떠올려본다. 문화전통에 기인한 문화사업과 기획들이 과연 창의적인 것일까? 봉 감독의 말은 그를 지탱하게 했던 예술적인 원동력이었을 텐데, 우리 대구경북은 개인적인 것을 기피하고 개인의 창의성을 부각시키기보다는 단체와 협회에 목메어 있지는 않나 반성해본다.

 

가장 창의적이어야 할 지역 축제들은 획일적이고, 동네자랑에 머무르는 수준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문화사업의 자문위원들은 대부분 외지인들이고 문화와는 전혀 무관한 겸임교수들로 배치되고 있다. 정작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은 배제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많은 시 군 단위로 문화 재단이 만들어지고는 있지만, 제 역할을 하기 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창의적일 수밖에 없는 문화 사업들이 현실적으로는 정치적으로 왜곡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봉준호 감독은 대구사람인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로 대학을 다니고 영화 아카데미를 졸업하여 세계가 놀라는 거장이 되었다. 어쩌면 그가 지방출신이라서 더욱더 우리 사회 일면을 세심하게 바라보고, 해외 유학파들이 흔히들 실수하는 난해한 예술언어보다 대중적인 장르영화의 접합을 시도했을지도 모른다.

 

그가 만약 대구 경북에서 영화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하니 등골이 오싹해진다. 지역은 교육 인프라 마저 열악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인력들을 양상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당연히 큰 인재들은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로 유입된다.

 

봉준호감독이 보여준 세계는 낯설지가 않고 일상적이다 못해 평범한 현실이다. 부끄러운 사회일면들을 인류학적인 보고서로 승화시켜내는 그의 연출력은 시대적인 공감과 영화적인 재미를 동시에 안겨준다. 그의 수많은 걸작 중에 개인적으로는 살인의 추억이 그의 최고작이라고 본다. 시대상이 가지는 어두운 사회일면을 감추기보다는 끄집어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고, 그렇게 대중적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생충 영화가 보여준 사회의 빈부격차와 빈곤층들의 연대하지 못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들이 사회면 기사로 귀결정도로 자화상이 되 버렸다.

 

오히려 이 부분들이 세계인들의 공감을 유도하고, 나라마다 다양한 해석을 도출해냈다. 그의 가장 개인적인 시선이 세계인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준 셈이다. 그의 메시지는 아직도 유효하고 앞으로고 계속 이어질 것이다.

 

우리지역을 포함한 지역축제도 그의 창의적인 영화들처럼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본다. 그의 수상소감을 보면서 문화 사업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었을 거라고 본다. 우리는 흔히들 지역문화축제는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들 믿고 있지만 사실은 그 반대이다.

 

배급사인 CJ에서도 북미지역 판권사업과 아카데미 시상식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현지화에 각고의 노력을 기한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만큼 문화 사업은 지속적인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더 이상 관주도형 축제는 창의성도 없고, 문화소통을 이룰 수도 없다고 본다.

 

봉준호 감독이 수많은 시간을 홀로 시나리오쓰기를 비롯한 창작 작업이 얼마나 중요한 노동이라는 것도 각인 할 필요가 있다. 제작에 대한 지나친 간섭과 영화 심의에 대한 제재가 심했다면 거장의 창작 세계는 꽃이 필수가 없다.

 

매년 숙제처럼 단발성으로 끝나버리는 지역 축제 또한 오랜 시간과 공을 들여 창의적으로 연출해내야 할 필요가 있다. 최근 기생충의 촬영현장과 소품들이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스페인의 열혈영화관객은 직접 비행기를 타고 서울의 장소를 물색하고 있을 정도로 영화 한편이 주는 문화적인 파급력은 대단해보인다.

 

앞다투어 기생충 관련 문화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우리가 그토록 경험하고 싶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많은 이들의 자발적이고 지속적인 관광 소비가 영화 한편으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만큼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적인 것을 잘 담아내고 있다. 또한 세계인들이 한국의 전통보다 오히려 동시대적인 일면을 함께 느끼고 싶어 하는 것을 감지한다.

 

대구경북지역의 축제나 문화 사업들이 이제는 전통을 기반 한 창의성이 충분히 고려되고, 지속적으로 변화를 도모하여 만들어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봉준호 감독의 수상은 새로운 역사이고, 어렵고 힘든 시대에 한국 대중 문화의 저력이라고 본다. 근저에는 가장 한국적인 것과 가장 개인적인 것에서 출발했다는 것이고, 세계인들의 변화된 동참과 희망이 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대구 경북이 올해를 경북 관광의 도약이라고 캐치 프레이즈를 걸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수상을 보면서, 왠지 지리멸렬한 호객행위를 하고 있는 우리지역의 축제나 문화 사업들을 곱씹어본다. 우리는 과연 진정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을까? 언제고 이 거장을 우리지역에 초대하여 그 창의성이라는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듣고 싶다.



여 호 상 프로필

밥벌이로는 설계 일을 하면서 문화 기획과 평론을 겸업하고 있다.

한 때는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가다, 우연찮게 와인 칼럼니스트로,

부끄럽게도 오페라 칼럼니스트로, 과분하게도 미술 평론가로,

얼떨결에도 148 아트 스퀘어 사무국장으로,

뻔뻔하게도 영주fm 재즈 디스크 디제이로 활동 중.

운 좋게도 영주문화관광재단에서 이사로 활동 중

SNS 페이스 북 팔로어 삼 만과 함께 풍요로운 문화 영주 만들기 고민 중.

영주인터넷뉴스 (iybc365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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