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트랩 즈음’에서 기획하고 ㈜영주미디어에서 발간한 송재진 작가의 경북미술사 ‘기억해야할 작고 화가들’이 출간됐다. 지방이 살아남기 위해서 지방의 정체성에 대한 다양한 기록의 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저자는 20년간 자료를 수집하며 준비해왔다고 한다. 그리고 이미 ‘흔적과 기억’이라는 영주. 경북미술 순례기를 펴내기도 했다.
경북미술사 일환으로 이번에 펴낸 ‘기억해야 할 작고 화가들’ 에서는 경북 북부지역의 화단 성립에 큰 영향력을 끼쳤거나 예술에 투신한 삶의 궤적이 아름다웠던 작고 화가 아홉 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영주 최초의 모더니스트 권진호, 월남작가들의 스승 계삼정 경북화단의 시발점 손일봉, 못다핀 예술혼 금경연, 중은의 삶을 실천했던 이수창, 독보적인 필력 수채화 박기태, 영원한 스승 김인수, ‘기분좋은 그림’을 그리다 간 류윤형, 국토를 빚지게 한 이원좌 등 저자에게도 생소한 화가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은 화가까지 다양한 생애와 예술세계를 가졌던 화가들을 소개하고 있다.
기억 속에 잊혀져간 변방의 화가들을 변방에서 활동하고 있는 화가가 이들의 삶을 또 다른 시각에서 조망한 작가론이라는 따뜻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책 속에 소개되는 화가의 작품들 그리고 저자가 들려주는 그들의 작품세계를 읽으며 예술 작품을 심도 있게 감상 할 기회가 될 것이다. 또한, 한 사람으로서의 생애와 가족사, 일화 등을 읽으며 화가 이전에 한 시대를 치열하게 살아낸 자연인을 만나게도 된다.
“모든 작가는 불멸을 꿈꾸는 사람이다‘라고 밀란 쿤데라는 말했다. 우리는 누구나 이름이 남겨지고 누군가에게 기억되기를 바란다. 잊혀져가는 사람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이 책의 저자 송재진은 ’동시대를 호흡했던 선배들이었으며, 사후에 알게 된 분들이라 하더라도 경모심을 갖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그러하기에 평단의 평가와 다소 어긋나는 점이 있더라도 이들의 삶을 또 다른 시각으로 복원코자 시도했다. 한마디로 지역사적 시각에서 조망한 작가론이라고 할 수 있겠다.‘ 라고 말하고 있다.
‘기억해야할 작고 화가들’에서 저자는 이수창 화가를 중은의 삶을 실천했던 사람이라 말하고 있다. 또한 그의 화풍을 ‘능히 세상 사람이 바삐 여기는 것을 등한이 여기는 자만이 바야흐로 세상 사람이 등한이 여기는 것을 바삐 할 수 있다’라는 장조의 말을 빌려 이야기 하고 있다. 바쁘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잊혀져가는 것들을 기억하고 기록하는 송재진 작가 또한 그러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